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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일기

[퇴사 일기] ep.7 결국은 하게 된다.

by 일타리 2023.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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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슴 한편의 꿈은 나만의 브랜드를 갖는 것이었다. 전혀 상관없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언젠간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20대 중반, 남들이 다 취업을 할 시기에 나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며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은 것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막연히 온라인 쇼핑몰을 하고는 싶은데, 아이템이 없으니.. 호주에 가서 호주에 있는 물건을 한국에 팔아야겠다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사업자등록을 하고 호주에 갔다.

 

호주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온라인 판매를 미루다, 한국에 돌아오기 직전에서야 구매대행을 시작했다. 몇 가지 아이템을 찾아 내 블로그로 판매를 시작했는데, 우연히 인기가 좋은 아이템들을 만나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내 기준에는 대박이었다)

 

 

그때 나는 호주에서 오페어로 지낼 때여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외에 틈틈이 주문 처리와 배송을 했다.

 

그 당시 나의 일정은

오전
아이 등교 준비 및 학교 데려다주기
시티로 이동하여 물건 구매 혹은 택배 보내기

오후
아이 픽업 후 같이 시간 보내기
일과 마친 후 주문 내역 정리 및 CS 처리, 새로운 상품 업로드 등

 

몸이 하나로는 부족한 스케줄이었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구매를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정말 고마운 마음에 일일이 손글씨를 써서 보낼 정도로 진심이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오래 지속할 수는 없었고 그만두어야 했다. 어쩔 수 없이 그만둔 것이라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아쉬움이 남았다. 더 이상 호주에 있지 않으니, 구매대행을 진행하는 것은 어렵고.. 또 한국에서는 무엇을 팔아야 할지 감이 오지 않으니.. 그냥 막막했다.

 

그 당시 나는 취업을 할 것이냐 사업을 할 것이냐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나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지만 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고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꾸준히 직장 생활을 하는 아빠를 보며 자라서인지 나는 당연히 취업을 해서 회사를 다녀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사업은 내 길이 아니야라고..

 

그렇게 취업의 길을 선택한 나는, 6년 뒤 아주 작디작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결국은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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